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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 서난이 의원
제목 5분자유발언 - 서난이 의원, 저출생 대책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일시 제339회 제2차 본회의 2017.04.20 목요일 [회의록보기]
발언내용 66만 전주시민 여러분, 김명지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문화경제위원회 의원 서난이입니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80조 원이 넘는 저출산 관련 예산을 썼고 2006년부터 5개년마다 저출산·고령사회 중장기 정책목표와 기본계획을 발표했지만 출산율은 점점 더 암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논란이 된 행자부의 출산지도와 고학력 여성에 대한 차별정책은 여성 인권을 무시하며 전근대적이고 황당하기까지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역할이 여성에게 더욱 강조되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정부의 대응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출산 현상은 여성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여성들은 아이를 낳으면 독박육아의 고통을 겪어야 하고 맞벌이부부의 경우에는 그 부모세대가 황혼육아를 겪어야 합니다. 또한 지금의 상황에서 여성들이 아이를 낳는 것은 자기 희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출산과 양육이 여성의 희생이란 의미로 해석되는 사회에서는 저출생 문제가 해결되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주시는 저출산이란 사회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먼저 전주시의 저출산대책계의 부서 명칭을 저출생으로 바꿀 것을 제안합니다. 저출산이란 용어는 가임기 여성의 출산횟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인구 문제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인식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저출산은 왜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가라면 저출생은 왜 아이가 적게 태어나는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하는 보고서에서도 저출산 문제를 개인 탓이나 여성 탓으로 돌리는 한국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본 의원은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행정의 용어 변화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어는 그 사람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저출생 용어를 사용하고 부서명칭을 변경하여 저출생 정책이 여성의 정책이 아닌 모두의 정책,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제안합니다.
다음으로는 저출생 정책으로 아이를 준비하는 시민에 대한 건강지원사업을 확대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에서 받은 자료를 확인해보면 난임 현황이 2008년에 비해 2015년 기준으로 전체에서 23%가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성이 11% 증가한 것에 비하여 남성의 난임 현황은 증가비율이 65%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전주시보건소에 혼인신고 전후 6개월에 해당하는 신혼부부의 산전검사를 혼인신고 후 2년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검토하여 하반기부터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굉장히 선도적입니다.
이처럼 아이를 준비하는 부부의 건강관리지원사업을 현실에 맞게 확대하고 남성의 난임 관련 질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저출생의 관점에서 노동시장 내 성차별이 사라져야 합니다. 2015년 6월 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연유산 직장가입자와 비직장가입자 분석 결과를 보면 분만에서 자연유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모든 연령에서 직장가입자가 비직장가입자보다 높았습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절대 안정 및 관찰이 필요한 시기에 직장생활을 하는 산모는 상대적으로 안정을 취하기 힘들어 실제 자연 유산으로 진행되는 일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모성 페널티, 즉 여성이 어머니의 역할로 인한 출산과 양육의 수행자라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고용상 불이익과 차별이 여성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고 육체적으로 쉬지 못하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임신한 여성에 대한 정책은 여성을 배려하는 정책이 아닌 권리를 보호하는 정책입니다. 고용환경에서 모성 페널티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감독해야 합니다.
보편적인 여성으로서의 삶을 표현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란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끝났다. 김지영 씨가 능력이 없거나 성실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고 일하는 게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듯,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는 것도 일에 열정이 없어서가 아니다. ……때로는 '집에서 논다.'고 난이도를 후려 깎고, 때로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떠받들면서 좀처럼 비용으로 환산하려 하지 않는다."
정부는 아이를 태어나지 않는 현상을 우려하지만 여전히 사회는 아이를 낳을 여성과 아이를 낳은 여성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저출생은 한 개인의 희생으로 변화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전주시가 저출생 정책의 로드맵을 젠더관점에서 점검하고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선도적인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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