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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 양용모 의원
제목 5분자유발언 - 양용모 의원
일시 제236회 제1차 본회의 2006.09.04 월요일 [회의록보기]
발언내용 존경하고 사랑하는 정우성 의장님! 그리고 최찬욱 부의장님! 동료 선배의원 여러분!
지난 여름은 참으로 뜨거웠습니다. 전국에서 제일가는 뜨거움속에 여러분들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전주 시정을 위해서 일로 매진하시는 송하진 시장님을 비롯한 집행부 여러분에게 삼가 노고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63만 전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동료 선배의원 여러분!
어쩌면 전주의 마지막 천연의 습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건지산 오송제를 알고 계신지요. 오송제는 송천동에 있습니다. 저는 지난 토요일 모처럼 오송제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보았습니다.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면 말 타고 서울 가신 우리 오빠 언제오시나.” 오빠가 서울에 말 타고 무엇하러 갔는지는 모르지만 오빠를 그리는 노래는 뜸부기 울음소리가 제격이라 생각합니다. 그리운 오라비가 그리워질 때 생각나게 하는 뜸부기가 노니는 아름다운 곳이 바로 오송제입니다.
진한 푸름이 오송제를 감싸고 있고 잔잔한 바람결에 흐르듯이 물결이 일고 있었습니다. 진녹의 도화지에 잉크를 뿌려놓은 것과 같이 하늘빛과 물길빛이 어쩌면 저리 청아한지 감탄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파란하늘, 푸른 물결, 진한녹음이 어우러진 오송제는 티 없이 맑은 소녀의 가슴같이 가을을 맞은 설렘에 젖어 있었습니다. 불청객의 발자국에 놀란 뜸부기가 모가지를 길게 빼고 날아 올랐습니다. 저는 외쳤습니다. “놀라지 마라 너를 결코 해치려 온 게 아니다.”
개울을 훌쩍 뛰어 늪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군락을 이룬 연꽃이 만발하여 수줍은 미소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푸른 연잎 사이를 굳세게 솟아 오른 꽃대는 찬란한 자비로움으로 꽃속에 숨겨진 황금 꽃술을 안고 있었습니다. 넉넉한 연잎을 방패삼고 창을 든 무사처럼 서 있는 갈대들의 군상은 늪에 평화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엉키고 설켜 무질서 한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질서정연하고 어디 한 군데 빈틈이 없었습니다. 결코 사람이 애써 가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 바로 그 모습이 오송제의 모습입니다. 드디어 기대했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오리 떼의 호위를 받으며 부처의 마음을 안고 빈객(賓客)이 날아왔습니다. 청아한 몸짓을 우아하게 저으며 서서히 늪으로 나타난 것은 백로인가. 왜가리 인가.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소나무가 병풍처럼 군상을 이뤄 살랑거리는 바람에 맞춰 손을 흔들고 빈객을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송제를 내려오는 저의 마음은 즐겁지 않았습니다. 오송제 바로 밑까지 밀려올라온 아파트라는 이름의 거대한 콘크리트 요새는 오송제를 삼켜버릴 듯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전주시 도로계획에 의하면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자동차검사소 앞길을 잇는 도로개설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오송제 바로 뒤로, 건지산을 양분하는 그런 도로가 될 것입니다. 이는 오송제를 삼켜버릴 것입니다.
존경하는 동료 선배의원 여러분! 그리고 송하진 전주시장님께 간곡하게 호소의 말씀을 드립니다. 건지산과 오송제를 살려주십시오. 오송제를 영원히 사랑하는 우리 후손들에게 있는 그대로 돌려주실 것을 말씀드립니다. 오송제는 가꾸고 보살펴 주라고 하지 않습니다. 지금 그대로 물려주신다면 아마 천년전주에 영원한 보금자리가 되고 보물이 될 것입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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